의사들이 환자를 진료하다 보면 매일 한번 이상 받는 질문이 음식에 관한 것입니다.
필자처럼 외과 수술의들은 수술 받은 환자의 음식섭취에 좀 더 신경을 쓰지만, 사실식이요법을 엄격히 제한해야 할 경우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의사가 특별히 음식에관한 이야기를 하지 않으면 별 제한이 없는 것인데도 무엇을 먹고 무엇을 피해야 할 지 식사에 대한 문의를 많이 받게 됩니다.
'먹고 죽은 귀신 얼굴색도 좋다'는 옛말을 들먹이지 않더라도 우리나라 사람들은 전 통적으로 먹는 것에 큰 의미를 두고 상당한 치료 효과를 기대합니다.
그런데 일단 치료가 시작되고 나서 회복과정에서는 식이에 관심이 많지만, 병원에 오시기 전에는 관심이 부족한 것이 문제입니다. 구토를 하거나 복통이 심할 때는 일단 금식을 하고 병원을 찾는 것이 순서입니다. 위와 장에 염증이 생기면 장운동 이 억제되고 소화능력이 떨어지게 되어 있습니다. 식욕도 없어지고 억지로 먹더라 도 위장에서 소장으로 잘 배출되지 않아 증상이 심해지게 됩니다. 이런 경우 음식 물을 받아줄 만한 상태가 될 때까지 수분공급 정도만 하면 충분합니다. 평소 건강 한 사람이면 한두 끼니 거른다고 문제가 발생하지는 않습니다. 그렇지만, 병원에 오 시는 복통 환자 중에 기력이 부족하다 하여 억지로 식사를 하신 분들이 많습니다. 그 복통 환자 중에는 급성 충수염 등 빨리 수술을 받아야 할 환자도 종종 있습니다.
수술을 받아야 할 환자가 식사를 하여, 위장이 음식물로 가득 차 있으면 참으로 곤 란해 집니다.
위장이 비워지지 않은 상태로 마취를 하게 되면, 위장 내 음식물이 역류하여 흡인성 폐렴 등 심각한 부작용이 예상되기 때문이지요. 위장이 어느 정도 비워질 때까지 마냥 기다리기도 힘들고, 또 기다린다 하더라도 억제된 장운동으로 인해 배출이 잘되지 않습니다.
금방 사라지지 않는 복통이 있을 때는 일단 식사를 하지 않고 의사의 진찰 후에 처 방에 따르는 순서가 상식으로 되어야 하겠습니다. 목이 말라 참기 힘들면 물 한잔 정도는 별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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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 아플 땐 먹지 말고 병원 가자!
